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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2022년 8월호 (통권 657호)
대구 미래농원은 과거 아버지가 가꾸던 조경수 농원을 아들이 물려받아 새로운 공간으로 바꾼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착수 당시 대지는 20년간, 나무에 대한 애호와 함께 판매를 목적으로 아버지가 키워온 조경수로 가득했다. 관리를 위한 사택과 다섯 동의 창고 건물이 있었고 건물 외 부지는 숲에 가까운 밀도로 소나무가 식재되어 있었다. 그중 일부는 관리사택 정면에 아버지의 취향이 담긴 옛날식 정원으로 남아있었다. 20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숲과 정원의 분위기는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맥락이다. 프로젝트는 기존 건축물을 철거, 존치하고 나무의 위치를 최소한으로 조정하면서 새로운 건축물의 위치를 결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배치는 평면상 각각 세 구역으로 나뉘는 길다란 타원형과 직사각형 건물 두 동으로 구성된다.
타원형 동은 타원형 테두리 가운데 거실을 두고 양 끝에 쌍둥이 정원을 두었다. 직사각형 동은 가운데 중정을 두고 양끝에 거실을 계획했다. 각각의 건물이 정원을 품고 있으면서 동시에 서로 연결된 구조다. 두 동을 남북 방향으로 나란히 배치하면서 직사각형 동의 실내가 타원형 동의 중정과 맞닿게 된다. 타원형 동에 면해 담장과 회랑으로 둘러쳐진 ‘아버지의 옛 정원’까지 가로세로 3×3 모듈을 형성하는 주요 내외부 공간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하였다. 수직적으로는 타원형 동이 2층, 직사각형 동이 3층이며 3×3 의 관계는 2~3층에서도 반복되나 각 층의 높이에 따라 조금씩 다른 시선 관계를 만들어낸다. 단순한 평면 구조에서 건물 사이 공간의 성격과 건물이 정원에 면한 태도를 정의하기 위해 담장, 기둥, 처마, 회랑, 매달린 수벽, 외벽 벤치 등의 건축 요소를 활용하였다. 담장은 건물에서 연장되어 외부 공간 영역을 특정하고 회랑과 함께 외부가 건물에 인접한 방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주요 장치이다. 특히 회랑은 ‘아버지의 옛 정원’과 소나무숲 사이를 가로지르며 두 공간을 구분한다. 이는 기존에 경계가 없던 공간을 느슨하게 나누어 영역을 정의함으로써 새롭게 다층적 깊이를 생성하기 위함이다. 모든 기둥은 축열을 기준으로 45도 회전해 있는데, 주요 외부 공간의 경계부를 구성하고 파사드의 입체감을 조성한다. 처마는 공간이 전이될 때 너머 공간의 개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손이 닿는 2m 높이로 계획되었고 매달린 수벽 역시 타원형 동의 타원 중정의 형상과 수직성을 강조하는 수단이다. 외벽의 벤치는 건물에 기대 앉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접한 외부의 방을 향하는 시선을 갖도록 한다. 건축 요소들이 단순한 기하학의 건물 볼륨에 통합될 수 있도록 제물치장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사용하였다. 기둥, 처마, 담장, 회랑은 건물의 외피에 통합되어 두꺼운 입면을 구성한다. (글 강예린, 이치훈 / 진행 방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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