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까지 전 김포공항 근처의 농경지로 이용되던 마곡 신도시는, 현재 고밀도지만 고층 건물들을 배제하기 위해 여유로운 건폐율로 보완한 서울의 새로운 산업, 업무 단지로서 부도심 지역으로 활발히 작동하고 있다. 스페이스K 서울의 부지는 장방형의 공원으로 크진 않지만 남북, 동서 방향의 녹지축이 교차하는 곳으로서 이 지역 보행 활동의 핵심을 이룬다. 초기의 도시계획에는 공원 기능으로 한정되었는데, 문화 공간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오던 한 민간 기업 문화재단의 관심과 맞물려 민간/공공 협력 형식의 건물 기부채납/위탁운영 방식으로 미술관이 들어서게 되었다. 뭇 도시 건물들 중 하나가 아니라 공공 영역(보행 인프라)으로 인지, 경험되는 이 나지막한 미술관은 내/외부 공간이 도시 흐름에 손쉽게 접속되도록 한다.
우선 공원을 다방향의 곡선, 호가 자유롭게 가로지르는 길들로 네 개의 영역으로 만들어, 세 영역은 참나무 숲을 위한 나지막한 마운드로 구성한다. 두 선형 녹지축 교차 지점에서 가장 먼 북동측 코너에 물러나 자리 잡은 건물은 공원 중심을 향해 약 27m 스팬의 낮은 아치 개구부를 만든다. 평면에서도 호를 그리는 이 아치는 미술관 내부 공간과 녹지 공원을 물리적, 시각적으로 여유롭게 연결하는 입구/창이자, 그와 동시에 미술관 옥상으로 공공을 유도하는 구름다리가 된다. 건물 상부는 또 하나의 호를 그리며 남측에서 북측으로 상승하며, 미술관 옥상의 극장적 단면 형태를,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부 전시 공간에 다양한 천장고를 제공한다. 3.3m 에서 11m 높이에 달하는 건물의 외관은 노출콘크리트로 이루어진 하나의 덩어리로서, 주변의 다양한 재료의 패널들로 반복, 조합된 높은 상자형 건물들과 극적인 대조를 이루며 일종의 보완적 리액션을 취한다. 그것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전체 높이를 단 한번의 콘크리트 타설로 디테일을 최소화하고 의도적으로 일상적인 스케일감과 다른 경험의 공간이 되도록 유도했다. (글 조민석 / 진행 박세미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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