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면 문호리에 위치한 대지는 북으로 흘러가는 산 중턱에 있어 남측으로는 가파른 경사지다. 남측으로부터 빛을 집안으로 끌고 들어오기 녹록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북으로는 북한강과 이를 지나는 서종대교의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대지에 올라 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풍경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것, 북으로 열린 집을 설계하는 것이 이 집의 목표이겠다 싶었다.
건축주 역시 풍광이 좋아서 이 대지를 선택했다고 한다. 평일의 복잡함을 뒤로하고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으리라. 현장을 방문하여 시원하게 펼쳐진 북한강과 서종대교를 하염없이 지나는 차량의 행렬을 보고 있자니, 저 끝없이 지나가는 차들은 어디로 향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하지만 누구도 그 답을 알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그럼 나는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주말에 이 집에 와서 자연을 바라보며 자신을 마주하는 집이 되기를 바랐다.
북한강과 서종대교를 수평의 ‘선’으로 두고, 이를 바라볼 수 있는 ‘면’을 만들고자 했다. 수평의 선과 수직 방향의 북으로 돌출된 데크로 면을 만들고, 데크 하부를 거실로 계획했다. 데크는 넓되 비워지도록 했다. 데크에 올라서면 집을 등지고 결국 풍경을 바라보는 ‘나’만 남는다. 일상의 복잡함은 뒤로하고 자기충족적 휴식을 찾기 위한 공간이다.
북으로 돌출된 1층 거실은 3면을 유리로 개방하고 유리 너머로 각각의 마당을 만들었다. 북한강의 풍광뿐만 아니라, 3면의 마당을 비추는 빛을 집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오전에는 동쪽 마당이 밝고 오후에는 서쪽 마당이 밝고, 하루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을 통해 시간이 흘러감을 순간순간 느낄 수 있으면 했다.
1층은 공용공간으로 리빙, 다이닝, 키친을 하나의 공간에 배치했다. 가족 혹은 지인들과 함께 요리하고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2층은 보다 가족 중심의 공간으로 건축주 부부의 침실과 자녀 방, 욕실과 가족실을 배치했다. 거실로부터 계단을 오르면 데크와 연결된 가족실로, 그리고 데크를 통해 북한강으로 이어진다. 외부의 공간이 내부로 스며들고 내부의 공간이 외부로 확장되길 의도했다. 외부와 내부의 공간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나의 ‘바깥’과 ‘안’을 조우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욘드건축 건축사사무소(이승규)
이승규, 김용재, 김다암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573-33
단독주택
670㎡
158.68㎡
235.13㎡
지상 2층
2대
9.11m
23.68%
32.94%
철근콘크리트구조
거창석
석고보드
㈜이든구조컨설턴트
우리이엔씨
글로우디자인
2017. 8. ~ 2018.4.
2018. 4. ~ 2020. 8.
글로우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