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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캐나다 건축센터로부터 듣다: 박물관으로 충분하지 않다

자료제공
캐나다 건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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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바나 보라시 (캐나다 건축센터 책임 큐레이터) × 박세미 기자

 

박세미(박): 캐나다 건축센터(CCA)는 1979년 필리스 램버트에 의해 설립되어 40년간 전시, 출판, 공공 프로그램, 작품 수집, 연구 및 큐레이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오며 끊임없이 건축 담론을 생산해 온 새로운 유형의 문화기관으로 자리잡았다. CCA가 표방해온 정체성과 목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지오바나 보라시(보라시): CCA는 건축이 공적 관심사라는 근본적인 전제로부터 운영된다. 개개인을 직접적으로 고무시키고, 사회에서 건축의 역할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높이며, 건축 담론에 기여와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태어났다. 1979년 이후 CCA는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문제들 속에서 건축의 역할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서 호기심, 상상력, 비판력을 동원해 다양한 관점으로 노력해왔다.

CCA는 처음부터 우리 자신과 대중 모두에게 호기심을 요구하거나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운영했다. 호기심은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지만, 불시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는 어떻게 오늘날 문화와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 ‘이 탐구를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까?’, ‘단지 현재 상황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해질지 어떻게 예상할 수 있을까?’를 질문한다. 이런 식으로 호기심은 위험을 감수하거나,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일을 하는 체계는 스스로에게 던진 일련의 질문과 연결된다. ‘환경은 어떠한가?’, ‘기술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 ‘건강이란 무엇인가?’, ‘진보’가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가? (혹은 때때로 나빠지거나 성공한다면?’, ‘건축 환경을 시각적 관점을 넘어 어떻게 경험해야 하는가?’, ‘도시의 형태와 역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의 도구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건축가들이 일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전제는 무엇인가?’, ‘건축가가 되는 다른 방법들을 상상할 수 있을까?’.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잠재하는, 사라진, 긴장된, 인정받지 못한 것들을 주목하기 위한 의제를 설정한다.

CCA는 지난 40년 동안 우리가 개발한 모든 도구를 이용해 이러한 질문들을 탐구하는 데 집중했다.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 10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임시 사무실 리셉션 공간에서의 전시회들은 새로 들어오는 아카이브들을 처리하고, 수집품을 보존하고, 라벨을 달고, 관람객을 찾기 위한 실전 연습이었다. 컨퍼런스, 강연, 출판물, 연구자들을 통해 그 과정이 이루어졌다.

2005년에 미르코 자르디니가 관장으로 부임하면서 CCA는 각 파트들이 서로를 간섭하고 활용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단순히 각각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됐다. 그렇게 구축된 오늘날 컬렉션은 연구에 사용된다. 그리고 연구는 전시와 책을 가능하게 한다. 전시는 공공 프로그램과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공공 프로그램은 우리가 연구하는 것을 피드백 받는 기회로 일종의 대화를 만들어 낸다. 전시와 출판물은 우리가 건축과 건축이 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꾼다. 그래서 우리는 모으고, 연구한다. 

올해 말, 우리는 수년 간의 주제 연구와 기관에 대해 재고하는 시도들을 반영하는 책, 『박물관은 충분하지 않다(The Museum Is not Enough)』을 스텐버그 출판사(Sternberg Press)와 공동 출간할 예정이다. 이 책에서 여러 질문을 중심으로 오늘날의 CCA 큐레토리얼 활동들을 다룰 것이다. 이는 비슷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작업하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박: 캐나다에 있는 도시건축 박물관, 그리고 그 유사기관들에서 CCA는 어떤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지, 그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보라시: 오히려 우리는 건축 박물관 및 연구 센터의 국제적 지형에서 우리가 취하고 지켜야 할 자세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한다. 우리는 건축을 위한 캐나다 센터(Canadian Centre for Architecture)지, 캐나다 건축의 센터(of Architecture)가 아니다. CCA는 국제적 무대에서 건축과 건설 환경을 둘러싼 커다란 논쟁의 발전을 대변하는 것을 표방하기 때문에, 국가적이거나 역사∙전통적 서술을 따르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몬트리올과 캐나다에 있는 문화 기관의 다양성을 높이 평가한다. 또한 컬렉션 대여나 이벤트에 서로 자주 협력하며, 우리의 연구와 관련된 경우 함께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건축에 대한 심포지엄, 다큐멘터리 영화제, 주택과 도시계획에 관한 워크숍, 콘서트, 공연과 상연 등이다.

 

박: CCA는 민간이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예산은 어떤 방식으로 확보되는가?

 

보라시: 현재 CCA는 독립 기관으로서, CCA 기부금 재정 자원에서 40%, 개인과 재단들의 지원금과 수익으로 50%, 교부금 10%로 운영된다. 이것은 기관의 임무로부터 생산되는 폭 넓은 활동을 통해 자금 조달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문화계에서 CCA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하는 기관들인 앤드류 W. 멜론 재단(Andrew W. Mellon Foundation), 그레이엄 재단(Graham Foundation), 캐나다 예술 위원회로부터 교부금을 받았다. 그 지원을 통해 우리의 연구 프로그램과 공공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었고, 우리의 존재와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전략을 국내외에서 실행할 수 있었다.

 

박: 아카이브와 컬렉션은 박물관의 전통적 기능이기도 하지만 자료의 양과 질은 전시나 교육, 연구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미술관이 아닌 도시∙건축 박물관에서 아카이브와 컬렉션은 어떤 의미인가? CCA는 건축 논문과 간행물을 포함한 약 25만편의 출판물, 15세기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도면과 프린트물, 6만5천 장이 넘는 사진, 그리고 20, 21세기 건축가와 예술가와 관련된 200개의 프로젝트를 기록∙보관하고 있다. CCA에서 아카이브를 수집하는 기준과 수장∙관리하는 방식 또한 궁금하다.

 

보라시: CCA 는 초기부터 여러 다른 국가의 아카이브로 고유한 컬렉션을 구축하는, 국제적인 책임 과제를 분명하게 상정했다. 현재 세계 제일의 국제 연구 아카이브 컬렉션, 출판물, 사진, 건축의 도면과 프린트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알바로 시자, 피터 아이젠만, 아서 에릭슨, 코넬리아 한 오버랜더, 존 헤이덕, 고든 마타 클락, 세드릭 프라이스, 알도 로시, 제임스 스털링, 그리고 아발로스 & 헤레로스, 포린 오피스 아키텍츠의 국제 아카이브, 그리고 케네스 프램톤과 같은 역사가와 비평가의 아카이브 또한 포함되어 있다.

CCA 컬렉션은 지난 6세기 동안 건축이 상상되고, 잉태되고, 관찰되고, 변형된 다양한 방식을 반영한다. 이는 아이디어의 연구, 경향과 움직임의 진화, 다양한 이론과 실질적인 접근, 그리고 새로운 건축과 도시 형태를 고무하는 컬렉션이다. 

지난 10년 간, CCA는 컬렉션을 일관성 있게 성장시키면서도 새로운 방향의 연구가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새로운 소장품을 매우 선별적으로 확보해왔다. 이러한 주제별 연구와 함께, 20세기와 21세기 건축의 담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건축가들의 완성된 아카이브 혹은 관련 프로젝트 세트의 기증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이것들은 이미 CCA 소장품들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새롭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젊은 세대의 기증을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 구성요소는 CCA의 전시 및 출판 시리즈인 “매니페스토”와 관련된다. 이 시리즈에서는 두 명의 활동적인 실무자들이 엄선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작품과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외부에서 온 내용들을 문맥화하는 주제별 연구, 전시회 및 출판물이 컬렉션을 가시화하는 동안, “아웃 오브 더 박스” 프로그램은 아카이브가 조직, 처리, 재평가 되는 과정에서 아카이브 자료를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관련 자료들이 더 발견되고 연구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2019년 고든 마타 클락의 아카이브에 적용할 예정이며, 세 명의 큐레이터를 초대하여 아카이브에서 오브제를 선택하고 이에 대한 일련의 전시회와 공동 출판물을 통해 논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초기 디지털 건축에 대한 CCA의 최근 연구는, 디지털 포맷으로 생성된 25개의 프로젝트와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아카이브를 취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은 건축이 어떻게 구상되고 생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과 실천을 디지털도구가 구체화했던 시기이자, 역사 안에서 실험적이던 시기다. 이 아카이브는 모든 CCA 활동 영역을 가로지르며 디지털 건축을 탐구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선사했다. 일례로, 세 건의 전시회 (CCA와 예일 대학교, 2013-2016), 두 개의 인쇄 출판물 (2013, 2017), 25개의 디지털 출판물, 그리고 구술 역사 프로그램은 CCA의 다학제적 프로젝트인 ‘Archeology of the Digital (디지털의 고고학)’의 일환으로서 건축 내 디지털의 역할을 다룬다. 

 

<다른 건축가(The Other Architect)>(2015) 전시 모습

 

박: CCA는 아카이브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200여 건의 전시회를 조직하여 100 권이 넘는 책을 출판하고, 500여 회의 강의와 컨퍼런스를 진행했으며 1500 명이 넘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고 양성했다. 아카이브, 전시, 출판, 교육, 연구, 이벤트 등의 여러 기능들을 수행하면서, 건축가, 학자, 그리고 대중을 다 아우른다. 여러 기능들이 각각 높은 성취를 이루면서도 균형 있게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또한 CCA가 수행하는 여러 기능들은 서로 어떻게 보완되고 시너지를 내고 있는가?

 

보라시: 우리는 연구기관으로서 새로운 지식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지식이 다른 이들에게 유용하고 생산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CCA는 박물관이 아닌 센터다. 물론 오브제와 아카이브를 수집하는 장소이지만, 이를 비유하자면 그것은 중력의 중심 같은 것이다. 그것은 CCA가 아니라면 몬트리얼을 방문하지 않을 사람들, 아이디어, 그리고 사물을 몬트리얼로 끌어 들인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웹사이트를 통해, 그리고 CCA c/o 와 같이 세계 각지에 거점을 두고 진행되는 임시 프로젝트들을 통해 아카이브가 좀 더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서로 다른 맥락들의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주제별 탐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CCA c/o는 리스본에서 시작했고, 도쿄에서 이어 나갔으며, 곧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세 번째 시리즈를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와 동일한 질문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방법은 ‘Find and Tell (발견하고 이야기하기)’라 부르는 전략적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학자뿐만 아니라 건축가 그리고 그 외에 지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전문가로 초청하여 현대적 관점에서 컬렉션을 재검토하고, 컬렉션 내에서 자료를 선별 및 해석함으로써 논쟁을 벌인다. 이는 추후 온라인에서 접근 가능하다. 이 접근 방식은 보다 더 큰 변화의 일부이다. 우리는 몬트리얼에서 물리적인 첫 공간을 항상 개선해왔으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를 확장하려는 생각은 없다. CCA는 우리가 제 2의 공간이라고 부르는 CCA의 웹사이트와 ‘CCA elsewhere’이라 칭한 다른 존재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두 번째 공간을 점거하려고 하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컬렉션을 현대적 관점에서 어떻게 다시 활성화하고, 그 통찰력을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가?’, ‘만약 우리가 어떤 일을 성취했는데, 그것이 제 2의 공간에 정착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예를 들어 디지털화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거나 순수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만약 아카이브가 하나의 도구라면, 그 도구로 우리는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물론 호기심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훨씬 더 긴급한 무언가에 도달하기 위하여, 오히려 시기상조인 것처럼 보이는 것에 뛰어드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처럼, CCA는 호기심을 키우는 능력을 보존하는 기관이다.

 

박: CCA가 최근 다뤄왔던 전시 제목들을 보면 ‘교실은 어디에 있는가?(Where 's Class?)’,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반역사적인 현대 캐나다의 환경(It’s All Happening So Fast: A Counter-History of the Modern Canadian Environment)’,  ‘디지털 고고학: 미디어와 기계(Archaeology of the Digital: Media and Machines)’ 등, 건축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사회, 환경 등과 관련된 폭넓은 주체를 다루고 있다. 건축 전시의 영역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이러한 건축 외연의 전시들은 건축 담론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

 

보라시: 앞서 언급했듯이, CCA에게 전시회, 출판물, 이벤트 및 아카이브 확보는 결코 목적이 아니다. 이는 기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그리고 현대 문화, 현대 사회와 현대 건축의 “회색 지대”를 조사하고 연구하기 위한 도구이다. 이를 통해 그 모순을 드러내고 건축적 실천과 학문을 위한 새로운 의제를 설정한다. 

우리는 항상 건축을 현재, 그리고 우리가 살고 일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여긴다. 그러나 건축을 통해 세계를 읽으려면, 우리는 어디에 주의를 기울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건축은 의도를 담고 있다. 즉 건축은 출현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를 목표로 한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가 진전의 실패, 즉 세상은 나아지지 않으며, 우리의 모든 위대한 생각이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인식을 받아들일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실패는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현대 사회와 관련된 시의성 있는 주제에 주목하여 큐레이터의 실천을 형성해간다. 이는 매체, 지리, 시대별로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전통적인 큐레이팅 방식과는 다른 전략이다. 대신 우리는 건축과 디지털 기술 간의 관계, 건축에서 사진의 역할, 환경과 건축의 역사적 관계, 새로운 디지털 세계에서의 교육 주제, 그리고 행복과 복지라는 관점들을 통해 건축되거나 아직 건축되지 않은 세계를 바라본다. 우리의 활동은 광범위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 안에서 건축, 도시, 경관과 환경을 배치한다. 이를 통해 서로 어떻게 관계 맺고, 어떤 책임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는 또한 연구, 전시회, 출판물, CCA 컬렉션을 위한 인수 관련 방식, 그리고 공공 프로그램에서의 비평적 토론을 거쳐 큐레이션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건축과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재검토함으로써 큐레이터의 규율과 실무의 경계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우리에게 해답은 없지만, 이러한 질문들을 재구성하기 위한 공간과 배경을 제공한다.

 

박: 현대사회에서 건축의 역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박물관과 대중의 관계 변화를 어떻게 체감하는가? 건축이라는 전문분야가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 도시∙건축 박물관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보라시: 우리는 건축가, 학생, 학자의 작업과 아이디어를 대중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일반적인 개인과 집단의 건축에 관심과 대화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건축계와 대중을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의 방식은 프로그램과 같은 틀을 넘어선다. 오히려 건축의 역할을 연구하는 방식에서 매우 거칠고, 놀랍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건축이 개발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궁극적인 우리의 목표는,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학문간 경계, 전문적인 실무, 건축이 사회에 관여하는 방식들을 넓히는 것과 관련하여 우리 이외의 목소리를 소개하고 증폭시키는 데 있다.

또한 새롭고 실험적인 공개 참여 방식을 통해 교육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디지털 분야를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 젊은 전문가, 그리고 사회∙정치적에 참여하는 대중과 같은 젊은 관중들과 다양하게 대화하려고 한다. 

이러한 소통은 상호보완적일 때도 있고 모순적일 때도 있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토론, 강연 및 세미나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관점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면, 우리 생각하거나 해왔던 일들을 소개하는 워크숍이나 견학 프로그램은 토론을 시작하게 하고, 통찰력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우리와 대중의 소통에는 항상 디지털 요소가 있다. 그것이 온라인에 존재하든, 아예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든, 제 2의 공간으로부터 자체적으로 생산되든 말이다. 이러한 모든 디지털 요소들은 기후변화, 이주,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거나 재고시키기 위해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를 가능한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열쇠다. 

 

박: CCA의 활동은 도시∙건축 콘텐츠를 다루는 박물관이나 유사기관들에게 귀감이 되며, 많은 도전을 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도시∙건축 박물관이 CCA가 될 수는 없다. 당신은 서울시의 초청으로 지난 3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 방문하여 개관 기념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했는데, 이에 관해 짧게나마 소감을 듣고 싶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조언과 바람을 부탁한다. 

 

보라시: 나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건축적으로 대중을 초청하고 환영하는 방식이 좋았다. 서로 다른 공간들 사이의 유동성이 조금 아쉬웠다.  

서울과 같은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을 겪은 문화와 도시가 시민들에게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공간을 프로그래밍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것은 시민에게 중요한 문제를 다뤄야 하고, 건축이 오늘날 제공해야 하는 논의와 도구를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스터플랜이 무엇이고, 마스터플랜이 왜 필요하며, 그것이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지 말이다. 도시와 건축에 담긴 생각, 도시를 움직이는 도구들, 그리고 그것에 시민 자신들이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의 기관으로서 또 중요한 것은 유사한 기관과의 국제적 교류를 도모하고 국제적 관람객들과 연관된 담론 주제들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수립하길 바란다. 나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그곳에 담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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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바나 보라시
지오바나 보라시는 건축가이며, 편집자이자, 큐레이터이다. 그녀는 2005년에 캐나다 건축센터(CCA)에 현대건축 담당 큐레이터로서 합류하였고, 2014년에 책임 큐레이터로 임명되었다. 보라시의 연구는 현대 건축 담론에 중점을 두고, 특별히 건축을 실행하고 평가할 수 있는 대안들 및 환경적, 정치적, 그리고 사회적 문제가 오늘날의 도시와 건축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