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6월호 (통권 679호)
©Roh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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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돌담과 수평선으로 만들어진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이 프로젝트는 제주도의 200평 땅에 작은 집을 짓는 일이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현무암 돌담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다. 두 이미지 모두 서울의 콘크리트 빌딩 숲과 산들에 둘러싸여서 사는 내가 평소에는 느끼기 어려운 이국적인 풍경이다. 그런 제주도의 특색을 담아 ‘돌담으로만 만들어지고 수평선 같은 지붕을 가진 집’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우선 이 집에서는 자연을 극대화해서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단층짜리 집을 짓기로 했다. 연면적상으로는 3층짜리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지만, 제주도까지 와서 3층짜리 집에 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도시인들은 단층집이 주는 여유로움을 원한다. 집이 단층이어야 마당에 햇볕도 더 잘 든다. 그다음으로는 건물의 입면 길이를 최대한 늘이려고 했다. 그래야 자연과 접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마당의 모양도 다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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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코너를 돌 때마다 다른 마당을 만나기를 바랐다. 물론 모든 벽은 제주도 현무암으로 마감해서 제주도 돌담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불규칙한 평면이 만드는 창문은 각기 다른 각도를 가지게 되고,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빛 역시 같은 시각에도 각기 다른 성격을 띠게 된다. 다른 각도로 커팅된 다이아몬드 표면이 각기 다르게 빛나듯 이 집에 있는 다른 각도의 창은 공간을 다채롭게 완성한다. 거실 바닥은 콘크리트 색상의 스페셜 페인트로 마감했다. 이로써 거실 바닥면에 마당의 나무 그림자가 그려진다. 거실 바닥은 화선지이고 그림자는 자연이 그린 수묵화가 된다. 먹물로 그린 듯한 그림자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강도에 따라서 진하게 혹은 흐리게 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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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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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홍익대학교)+ (주)유현준건축사사무소 (전지영)
박수원, 김진, 문자영, 장서윤
제주도 서귀포시 하예동
단독주택
659m²
131m²
131m²
지상 1층
1대
3.8m
19.88%
19.88%
철근콘크리트조
현무암
현무암, 스페셜 페인트
(주)티섹구조엔지니어링 기술사사무소
(주)지엠이엠씨
(주)지에이유아키팩토리
2021. 8. ~ 2022. 5.
2022. 8. ~ 2023. 10.
유현준
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김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