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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통을 사용하는 법: 브릭 하우스

더 퍼플 잉크 스튜디오

사진
수리아난 앤드 댕
자료제공
더 퍼플 잉크 스튜디오
진행
박지윤 기자

​「SPACE(공간)」2023년 4월호 (통권 665호) 

 


인도 전통을 사용하는 법​


약사이 헤란잘 더 피플 잉크 스튜디오 공동대표 ×​ 박지윤 기자


박지윤(박): 브릭 하우스는 인도 망갈로르의 도심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외부로는 닫히고 하늘로는 열린 내부 지향적 형태인데, 대지를 어떻게 해석했나? 

약사이 헤란잘(헤란잘): 주택은 건물들이 밀집한 구역 모서리에 있다. 이 건물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이웃 대지에 듬성듬성 심긴 수목이 전부였다. 외부로는 사생활을 보호하고 내부로는 시각적 완충 작용을 하는 기능을 고려해, 다층의 레이어를 가진 내부 지향적 공간으로 설계했다. 토티 마네(인도식 중정 주택)에서 영감을 얻은 각 층의 중정들은 시각적, 공간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내부에 빛과 바람을 들여오고, 거주자가 중정을 연장된 외부 공간 혹은 연장된 사적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박: 외관의 하부는 콘크리트로 상부는 벽돌로 구성했다. 재료에 차이를 둔 이유는 무엇인가? 

헤란잘: 거리에서 볼 때 건물의 규모가 과해 보이지 않도록 단일 재료가 아닌,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콘크리트와 회반죽, 벽돌에 적용한 다양한 패턴 또한 건축물이 거리와 조화를 이루는 데 일조한다. 


박: 건물 전체에서 기하학적 조형성이 두드러진다. 꺾인 창문, 삼각형 계단 등의 조형은 기능과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하는가? 

헤란잘: 브릭 하우스는 내부와 외부가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입면 벽돌이 내부 중정 공간에도 사용되고 입면 형태가 그대로 내부 공간을 형성하면서, 거주자들은 내외부 사이의 조화로움을 경험한다. 공간 곳곳에 계획된 꺾인 창문들은 풍량과 일조량 조절을 위한 해법인 동시에, 외부로의 조망은 확보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각진 계단은 건축물 고유의 조각성을 드러내고 전 층을 연결하면서 햇빛을 들여온다. 

 

박: 열대기후에서는 시야를 위한 빛은 들여야 하는 동시에, 더위를 유발하는 빛은 차단해야 한다. 빛과 그림자는 어떠한 방식으로 조율됐나? 

헤란잘: 중정과 테라스, 개구부는 잘리(인도식 격자 스크린)를 향해 열려 있다. 잘리는 시각적 경계를 형성하고 빛을 여과해 들여온다. 모든 창문은 테라스 혹은 잘리를 접하고 있어 일부 빛은 완충하면서 시각적 개방감을 준다. 천창은 로비, 계단과 같은 특정 공간에 적절한 빛이 들어오도록 전략적으로 사용됐다. 중정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명암 대비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공간에 역동성을 더해주며 격자 모양의 벽돌 패턴을 효과적으로 조명한다. 

 

박: 벽체 또한 열대기후에 적합하다고 언급했는데, 일반적인 벽체와 비교해 어떤 점이 특별한가? 

헤란잘: 건물 외피는 깊이 내려갈수록 시원해지는 토양과 유사한 구조다. 각 방은 세 겹의 레이어로 구성되어 내부로 갈수록 시원해진다. 이를 위해 외부에서부터 차례대로 잘리, 라테라이트(인도에 풍부한 건축자재인 적갈색 토양) 벽돌 석조, 내부 마감 순으로 계획됐다. 

 

박: 브릭 하우스는 현대적 디자인에 인도 전통의 건축적 요소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벽돌 재료인 라테라이트, 차양 역할을 하는 입면 패턴 잘리와 더불어 인도식 중정 토티 마네의 개념을 활용했다. 토티 마네의 특징은 무엇이며, 브릭 하우스에서 어떻게 차용됐나? 

헤란잘: 전통은 그 나라의 풍경, 기후, 서사에 의해 생겨난다. 인도의 건축적 특징 중 하나인 토티 마네는 단순히 전통을 잇는 요소만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굴뚝 효과를 통해 통풍 및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우리는 토티 마네에서 굴뚝 효과를 만드는 기능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이 대지와 현대의 상황에 맞는 중정을 경험하도록 계획했다. 중정과 같은 틈새 공간을 1층뿐 아니라 중간 층에도 만들어, 일반적인 공용 공간에 비해 조금 더 내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계단은 각 층의 중정을 이어주어 거주자들 간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중정과 복층에 적용된 꺾인 창문들은 공간의 볼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박: 앞서 언급한 라테라이트, 잘리, 토티 마네와 더불어 이번 작업에서 사용한 인도 전통의 건축적 요소가 있다면 알려 달라. 

헤란잘: 망갈로르는 과거의 흔적들이 고유한 디자인으로 남아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집을 시원하게 유지해주는 레드옥사이드(철단, 인도 벵골에 풍부한 재료라 ‘벵갈라’라 불리기도 함) 바닥과 회반죽 벽마감이 있다. 우리는 이 두 요소에 영감을 받아 벽마감에 사용할 반죽을 여러 방식으로 탐구했다. 결과적으로는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색소를 사용해 검은색, 회색 등의 색감으로 구현하고, 다양한 마감 패턴을 적용했다. 인테리어 영역에서는 가구와 패널에 위커(라탄과 같은 재료를 짜는 방식)를 사용했다. 각 지역은 고유의 위커 패턴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전통문화를 이어가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박: 다양한 패턴으로 벽돌을 쌓고, 회반죽으로 마감하는 등 수공예적인 부분이 드러난다. 이러한 작업이 인도의 장인정신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헤란잘: 벽돌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인도의 전통 재료다. 건축주는 전통 재료인 벽돌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건축적 디테일에 대한 안목도 높았다. 이는 우리가 벽돌을 쌓는 다양한 형태를 탐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입면의 벽돌 하나하나는 각기 다른 각도를 가지고 한 켜 한 켜 쌓아졌으며, 수공예의 미학을 드러낸다. 사실 인도의 많은 전통문화가 수공예와 연관되어 있다. 인도 건축에서 수공예는 건축의 재료로, 또 그 재료를 다루는 방법으로 적용된다. 지역의 재료인 라테라이트를 벽돌로 만들고, 그 벽돌을 다양한 패턴으로 쌓는 일을 예로 들 수 있다. 지역 고유의 재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표현 방식을 탐구하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월간 「SPACE(공간)」 665호(2023년 4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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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The Purple Ink Studio (Akshay Heranjal, Aditi Pai)

설계담당

Siddharth Waze, Jaikumar, Amal

위치

Mangalore, India

용도

single house

대지면적

371㎡

건축면적

278㎡

연면적

1,254㎡

주차

3대

높이

13.5m

건폐율

75%

용적률

338%

외부마감

exposed brick, concrete, plaster finish

내부마감

exposed brick, concrete, plaster finish

구조설계

ASHOK ASSOCIATES

기계,전기설계

CEECON ENGINEERS

시공

NGC CONSTRUCTIONS

설계기간

2018 – 2019

시공기간

2019 – 2022

건축주

Ismail Ahmed


약사이 헤란잘, 아디티 파이
약사이 헤란잘과 아디티 파이는 더 퍼플 잉크 스튜디오의 공동대표다. 2011년 인도 벵갈루루에 설립된 더 퍼플 잉크 스튜디오는 젊고 실험적인 건축 스튜디오로, 개소 후 10년도 되지 않아 일곱 개의 국제 상과 열일곱 개의 인도 국내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