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운상가 일대에 관한 도시계획을 개발·정비에서 보전·재생 방향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2014년에 수립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근거로 낙후된 세운상가 주변을 중·소규모 구역으로 나누어 점진적인 개발을 유도했으나, 도심 제조업 현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3월 4일 공개된 종합대책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산업 보전 및 신산업 육성, 미추진 정비구역의 재생사업 추진, 세입자 대책 마련 후 정비사업 시행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서울시는 중구,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공공 부지 및 기부채납 부지를 활용하여 기존 세입자를 위한 공공산업거점 8개소를 조성한다. 공공 임대 복합시설, 공동작업장, 인쇄 스마트 앵커시설 등이 지어지며 그중 공공 임대 복합시설은 을지로 주변에 발생한 둥지내몰림 현상(젠트리피케이션)을 완화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가운데 일몰 시점이 지나 정비사업이 추진되지 않은 구역은 앞으로 주민협의를 통한 재생 방식으로 관리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가 해제된 구역은 총 152곳으로 전체 정비구역의 약 89%에 달한다. 관리 처분을 앞두거나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사업 시행자는 실효성 있는 세입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운 3-6, 7구역의 시행자 같은 경우에는 세입자에게 2021년에 조성되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영업장을 제공해야 한다.
세운상가 일대의 재개발 사업이 기존 도심 제조업 생태계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이 사업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도심 제조업 생태계의 유기적인 연결이 저해된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세운 3, 5구역에 있는 400여개의 영업장을 철거하고 주상복합 아파트 및 복합시설을 짓는 계획은 철회되지 않았으며, 공구상가가 밀집된 수표 구역의 재개발도 그대로 진행된다. 대규모 건축물이 들어서면 많은 제조 업체와 공구 유통업체가 이전하기 때문에 인접성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체계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세입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계천을지로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협의기구(가칭)’의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4월까지 정비구역 해제에 관한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연내에 수립하여 이번 종합대책에 포함된 내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은화 기자>

세운2구역 정비사업 현장 ⓒKim Ye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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