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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존과 회복을 말하다: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 : 그 온기를 이어가다>

exhibition 윤예림 기자 2024.07.30


「SPACE(공간)」 2024년 8월호 (통권 681호) 

 

‘펼치다 : 이타미 준’ 전시 전경 / Images courtesy of ITAMI JUN Museum

 

‘바당밭’ 설치 전경 / Images courtesy of ITAMI JUN Museum

 

유동룡미술관이 개관 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기획 전시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 : 그 온기를 이어가다〉를 6월 26일 개막했다.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은 이타미 준(유동룡)이 에세이집 『돌과 바람의 소리』에서 자신과 가깝게 교류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던 예술가들을 소개하며 쓴 말이다. 개관전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이 이타미 준의 40여 년간 업적을 한데 모아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기념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동시대 예술가 여섯 명(팀) 반 시게루, 박선기, 한원석, 강승철, 조소연, 태싯그룹이 이타미 준의 손을 이어 잡는다. 

 

언제나 시대에 결핍된 것을 고민했던 이타미 준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을 잃어버린 현대건축에 ‘인간의 온기’와 ‘야성미(자연)’를 불어넣고자 했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여전히 인간 중심의 세계를 공고히 하며 기후위기, 난민, 멸종 등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전시는 ‘펼치다 : 이타미 준’, ‘이어가다 : 예술가들’의 구성으로 이타미 준과 현대 예술가의 문제 의식을 연결하고 우리 시대에 필요한 균형의 회복을 함께 이야기한다. 

 

‘펼치다 : 이타미 준’에서는 전시 주제의 초석이 된 이타미 준의 작품 온양민속박물관(현 구정아트센터, 1982), 각인의 탑(1988), 엠 빌딩(1992)을 소개한다. 온양민속박물관은 흙의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담아낸 작품이다. 1970년대 한국 시골에 지어진 민가를 인상 깊게 본 이타미 준은 황토를 틀에 넣어 누른 후 햇볕에 말려 초벌구이 상태의 벽돌을 만든 뒤 혹독한 자연환경에 자립할 수 있는 건축을 지었다. 한편 서울 방배동 주택가에 자리했던 각인의 탑에는 폐자재인 돌을 이용했다. 규격화된 재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깎여나가는 돌의 거친 면에서 야성의 아름다움을 본 것이다. 또한 엠 빌딩에는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도쿄라는 도시 공간에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이처럼 시대를 향한 이타미 준의 고민과 질문은 세 작품에서 원초적인 재료와 형상으로 드러난다. 전시된 건축 모형과 거친 스케치들은 이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이어가다 : 예술가들’에서는 수・풍・석 미술관(2006), 포도호텔(2001)과 같이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타미 준의 관점이 담긴 작업에서 출발해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가는 예술가들의 작업이 전시된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이끄는 대로 전시실에 들어서면, 검게 탄 모습을 한 채 매달린 통나무들을 마주하게 된다. 박선기가 작품의 소재로 쓰는 불에 탄 통나무는 작가가 산불로 죽어가는 산을 목격한 이후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숙고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가 이번에 선보인 ‘Origin 20240508’(2024)에는 인간의 기술을 상징하는 금속 그릇과 생명의 출발점인 물을 더해 자연, 인간, 생명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도록 이끈다. 전시는 미술관의 야외 공간으로도 이어진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도예가 강승철이 제주 흙과 바다의 이야기를  빚어낸 ‘바당밭’(2024)이 미술관을  둘러싼  빌레와  조화를 이루고, 한원석의 ‘소리 나무’(2024)에서 흘러나온 자연의 소리가 곶자왈의 생명들과 진동한다. 전시 관람 후 티 라운지와 라이브러리에서 맞이하는 사색의 시간은 지금 우리가 잃어버렸고 되찾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질문하게 한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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