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8월호 (통권 669호)
〈산수인물(山水人物)의 도시〉 전시 전경 ©Youn Yaelim
한국은 국토의 65%가, 스위스는 60%가 산림이다. 대륙도 언어도 도시도 평행선을 달리는 한국과 스위스는 산에서 만난다. 2023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한국과 스위스가 협력 개최하는 〈산수인물(山水人物)의 도시〉는 양국의 차이와 교차점에서 공동의 미래와 문제의식을 모색한다. 전시는 6명(팀)의 건축가와 조경가, 연구자들이 각 나라의 자연 및 도시 환경의 관계를 추적한 연구전시 ‘첩첩산중’, 주한 스위스대사관의 기획 아래 2019년부터 격년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스위스 융복합 건축 워크숍 ‘아케스트’로 구성된다. ‘첩첩산중’에서 산은 객관적인 자연물을 넘어 사회를 투영하고 도시와 생애를 같이 하며, 집단기억을 직조하는 장치로 그려진다. 연구 프로젝트 ‘문화 실험실 서울’은 일제강점기부터 도시 성장기를 지나 현재에 오기까지 내사산과 함께 파괴되기도, 재건되기도 한 서울의 정체성을 따라 밟는다. 연구는 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치, 건축, 문화 및 개인의 삶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변화해왔는지 드러낸다. 이는 서울의 내사산 복원 과정에서 제기됐던 ‘어느 시점으로 복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현시점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이며 우리가 복원을 말할 때 과거가 아닌 현시대의 사람과 동물, 수목에게 마땅한 터전을 고민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 미디어 디자인 랩은 인공지능과의 창의적 협업으로 스위스 ‘알파인’ 문화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는 건축의 새로운 경계를 열며 또다른 담론을 형성한다. 전시실 중앙에는 나선형으로 설치된 ‘첩첩산중: 산들의 켜’(2023)가 있다. 반투명한 천에 인쇄된 한국과 스위스의 산들이 서로 만나지 않는 나선을 그리며 여러 겹으로 포개어진다. 익숙한 듯 낯설게 중첩된 풍경은 한국과 스위스에 얽힌 산과 수, 인과 물의 관계를 되새긴다. 전시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8월 13일까지 진행된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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