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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차 동아시아 건축도시역사 콜로키움 ‘전통마을 쿠라시키’

seminar 김수진 학생기자 2023.09.07


​​「SPACE(공간)」 2023년 9월호 (통권 670호) 

지난 7월 27일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동아시아 건축역사 연구실이 주최한 제67차 동아시아 건축도시역사 콜로키움이 온라인(줌)으로 진행됐다.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이의중(옹노만어 대표)이 ‘전통마을 쿠라시키’를 주제로 교토, 가나자와와 함께 일본의 3대 전통마을로 꼽히는 구라시키의 형성과 건축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의중은 고베예술 공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쿠라시키 건축공방(대표 나라무라 도오루)에서 일했던 실무 경험을 토대로 발표를 전개했다.

구라시키는 일본의 오카야마 현 남부에 위치한 도시다. 마을 중앙에 흐르는 구라시키 강을 중심으로 양측에 창고가 즐비한 독특한 건축 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1978년 전통적 건조물 보전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구라시키의 보존을 위한 움직임은 공공이 아닌 민간의 차원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짚어볼 만하다. 지역의 유지였던 오하라 가문, 그리고 민예운동을 주도했던 구라시키 도시미협회를 주축으로 마을의 미관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 19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것이다. 오하라미술관의 건립, 호텔로 재개관한 구라시키 방적 공장, 구라시키고고관 건축 등이 그 예다. 이의중은 일본과 중국의 전통적인 양식의 건물 사이로 서양의 건축양식을 차용한 오하라미술관이 보이는 전경을 구라시키의 대표적 이미지로 꼽으며 다양한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구라시키만의 경관은 전통을 고수하기보다 도시 자체의 매력을 지키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토대교의 건설 등 해양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구라시키의 교통 요충지로서 역할이 쇠퇴하면서 재생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관광지로 발달한 미관지구에서 한 켜 안에 존재하는 지역민의 생활 거리는 관리되지 않은 빈집과 노후한 건축물들의 단면을 품고 있었다. 이에 쿠라시키 건축공방은 마을을 되살리고 자생적으로 관리하고자 방치된 오래된 민가의 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쿠라시키 재생학원’을 결성했다. 이들은 다년간 마을의 비영리단체인 ‘마치야 트러스트’와 지역민이 힘을 합쳐 빈집을 고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쿠라시키 재생학원이 작업한 첫 번째 건물은 게스트하우스로, 두 번째 건물은 마치야 트러스트의 거점으로 변모해 지역 문화를 이끌고 있다. 이의중은 “주민 스스로 마을의 가치를 알아보고, 건축 자산을 연계한 사업과 지역의 자립적인 재생의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였다고 말했다. 이후 이의중은 구라시키에서 진행한 또 다른 프로젝트로 건축물 기록 작업과 방치된 약국 부지의 재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단계적인 재생의 과정에서 브랜드와의 협업 등도 진행했다며, “오래된 것도 좋지만 동시대성이 있어야 한다. 콘텐츠가 연결되어야 사람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도시재생에 대한 실무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구라시키의 재생이 민간 주도로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지역공동체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신뢰를 기반으로 오랜 시간 다져진 지역 커뮤니티와 민간단체가 존재했기에 마을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고민하는 문화가 생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도시재생에 대한 조언을 요청한 질의에는 “일본의 경우도 공공의 지원이 큰 결과를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고 난 뒤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진정한 재생사업이 일어났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당장의 결과가 부정적일 수 있지만 이것들이 교훈이 돼서 더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하나의 역할과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비쳤다. (김수진 학생기자)

 

쿠라시키 재생학원의 빈집 고치기 활동 모습​ / Image courtesy of Architecture Studio ONGNO

쿠라시키 재생학원의 두 번째 작업, 마치야 트러스트의 거점으로 변모한 건물​ / Images courtesy of Architecture Studio ONG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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