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6월호(통권 667호)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 전시 전경 / Image courtesy of MMCA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하 과천관)이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을 통해 신진 작가 13인(팀)과 미술관 공간을 조명한다. 올해로 42주년이 된 〈젊은 모색〉은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와 권위를 지닌 신진 작가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예년보다 ‘젊은’만큼 ‘모색’에도 초점을 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장르와 매체를 확장해 건축·디자인 분야의 인물을 다수 선정했으며, 전시 부제에서 드러나듯 과천관의 공간 자체를 탐색하기도 한다. 1986년에 개관한 이곳은 근래 들어 공간재생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 전시는 본격적인 변화에 앞서 건축가, 가구 디자이너 등의 시선으로 과천관을 ‘공간’, ‘전시’, ‘경험’ 측면에서 살펴보는 계기로 삼았다.
1부는 ‘공간’을 주제로 과천관의 건축 요소를 들여다본다. 김현종(아뜰리에 케이에이치제이 대표)은 전시실 내 기둥 세 개를 작품 요소로 활용했다. 그중 ‘확장’(2023)은 철판으로 감싼 기둥에서 판이 뻗어나와 관람객이 앉거나 기댈 수 있는 작품이다. 건축의 핵심 구조인 기둥은 전시장에서 애물단지로 취급되며 벽으로 가려지기가 부지기수였는데, 이번 시노그래피에서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전시 영역을 구획하는 장치로도 쓰였다. 사진작가 김경태가 텅 빈 전시실을 촬영한 ‘일련의 기둥’(2023)에서는 기둥 배열과 비례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씨오엠(공동대표 김세중, 한주원)은 과천관의 솟아 있는 원형 매스와 계단, 외부 호수의 다리 등을 작품에 차용했다. 공간과 가구 디자인이라는 활동 경향의 연장선에서 ‘미술관 조각 모음’(2023)은 조형물처럼 연출됐으나 가구로서의 쓰임을 상상하도록 자극한다.
2부에서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동신, 오혜진과 건축가 정현(초타원형 대표)이 포스터, 브로셔, 전시 도면 등을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전시’가 작품 및 작가에게 예속된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내용과 형식을 품고 있다는 관점하에, 그들 작품은 전시 부산물을 토대로 전시 형식을 다시 읽어낸다. 3부는 미술관 ‘경험’에 대한 작품으로 꾸렸다. 현대무용가 조형준과 건축가 손민선으로 구성된 뭎은 영상설치작을 통해 이용이 저조했던 Y자 계단에 숨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작품들은 마치 원문에 주석을 달 듯 과천관에 대한 해석을 확장하며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
한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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