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시선으로 쓰여진
『도시를 바꾸는 새』
티모시 비틀리 지음, 김숲 옮김, 원더박스 펴냄
“야외 조명 때문에 별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문제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새들의 밥상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처럼 『도시를 바꾸는 새』는 사람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를 새의 시선으로 읽어본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반려동물이지만 참새와 같은 작은 새에게는 포식자로 여겨지고, 자동차는 사람에게 빠른 이동을 보장하지만 새에게는 교통사고의 위험 요소일 뿐이다.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새는 매년 최대 4억 4000만 마리 정도다. 저자는 새에게 위험 요소가 되는 도시환경과 더불어 새와 함께 공생하기 위한 노력도 소개한다. 벤쿠버의 친환경 도시 사업계획의 일부인 조류계획이 그 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모든 건물에 새를 위한 디자인 기준을 적용하고, 공원과 같은 녹지에 새를 위한 조경 지침을 자발적으로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연간 800만 마리의 새가 유리창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 만약 이번 대선에 ’새에게도 투표권’이 있었다면 대부분의 새들은 무효표를 던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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